잡담
네버웨어
_ROOT_
2018. 12. 12. 15:33
드디어 네버웨어 개정판이 왔음! 온 김에 다시 읽어보았다. (시험 담주인 사람? 저요🙋🙋🙋🙋)
번역할 때 참고한 판이 다른 만큼 내용에서 추가된 부분이 몇 군데 보였고 번역도 새로 해서 느낌이 달랐다. 우선 호칭과 말투부터 얘기하자면.
리처드와 제시카가 상호 반말을 한다. 넘나 맘에 들었습니다. 제시카는 26살이라고 나왔고, 리처드는 시련을 겪고 성장할 때까지 소년같은 인상이 남아있었으니 끽해야 서른 안짝이겠지. 사귀는 사이고 나이차도 얼마 안 날 것 같은데 노블마인 네버웨어는 왜 제시카만 존댓말로 번역했는지 읽을 때도 짜증났는데 또 좀 빡치내; 반말로 얘기하니까 훨씬 낫더라
그리고 리처드와 도어 사이 말투가 확 바뀌었다. 리처드는 반말 도어는 존댓말한다. 일단 처음 읽었을 때 상호 존댓말로 읽었고, TV 드라마나 라디오 드라마에서 리처드랑 도어랑 나이차가 얼마 나 보이지 않았어서 개정판에서 바뀐 말투가 좀 어색했음ㅠ. 도어가 꼬박꼬박 리처드 아저씨라고 말하는 게 마음 아팟다,,, 존댓말로 번역하더라도 이름만 부르게 할 수 있잖아요 왜 없는 호칭인 아저씨까지 붙이셨음ㅠ 그리고 리처드가 초면에 반말하는 것도 맘에 안 드럿다,,, 솔직히 도어 어려보인다고 묘사되지만 정확한 나이는 모르잖아. 지하 세계에서만 어릴 수도 있다고요. 런던 지하 세계 인간들은 400년 500년도 사는 것 같더만. 크룹이랑 밴더마는 적어도 400년 이상 살았고 얼스코트 백작도 500년은 더 살았자나요. 아스가르드처럼 나이 개념이 지상이랑 다를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전 상호 존대로 밀겠습니다. 도어는 한 20살 21살 리처드는 음 27 28살쯤으로 밀겠습니다. 나중에 같이 많이 모험하다 보면 리처드가 반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존댓말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따
그리고 리처드와 카라바스 후작이 상호 존대를 한다. 구판에서는 첫만남 때에는 상호존대, 나중에는 리처드만 존대하고 후작님은 하오 > 하게체 썼는데 뭔가 난 이번에도 구판 말투 번역이 좋은 듯..처음 읽은 번역에 익숙해져버린 각인 효과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 후작님이 도어 아가씨 말고는 죄다 낮춰보고 반말 까는 오만함이 좋았단 말입니다. 물론 존댓말 쓴다고 안 오만하단 건 아니지만 좀 더 겸손해보인다고요ㅠ 존댓말도 나름 매력 있긴 한데 그래도 난 뭔가..후작님이 반말 쓰는 게 좋아
그리고 후작님이 도어를 부를 때 도어 아씨라고 한다. 전 이것도 맘에 안 들었어요..물론 아가씨나 아씨나 같은 뜻이지만 아씨는 뭔가 조선시대 몸종이 애기씨 부르는 것 같다구ㅠ 좀 옛날 사극 냄새 난달까요 전 아가씨로 번역한 게 좋읍니다
그리고 후작과 크룹-밴더마 사이의 말투도 바뀌었다. 구판에서는 후작만 처음부터 반말 / 크룹-밴더마는 존대하다가 반말하지만 개정판에선 초장부터 상호 반말한다. 이건 개정판이 좋은 것 같아. 사실 크룹이 깍듯이 후작님 하면서 존댓말할 것 같진 않았다. 진짜 후작도 아니자너 걍 자기가 붙인 이름인데. 후작 양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듯하다.
하나 아쉬운 건 구판에서 크룹이랑 밴더마가 도망친 후작님 쫓아가서 둘 사이에 몰아넣고는 "우리가 우스우신가요? 우리가 웃음거리라 이거지?" 하면서 존대 > 반말로 변하는 번역이 졸라 텐션 넘치고 꼴렸는데..그거시 사라져버렸다는 것..
아무튼 호칭이랑 말투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이래저래 생각나는 부분만 써보겠다.
그 전에 여담이지만 책교정을 제대로 안봤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씀.
리처드가 초반에 저녁 식사 약속 때문에 허겁지겁 옷 갈아입는 장면에서 '가장 좋은 정장을 3분의 4쯤 입어 가던 리처드'래서 읭 했었다. 유머인가 해서 원서도 봤는데 three-quarters of the way into his best suit, 원서는 정상적으로 4분의 3이라고 쓰여 있어서 흠..하고 넘어감
또 83쪽에서
"실비아? 데체 무슨 일이죠?"
라는 오타를 발견하였으며,, 114쪽에서
"우리는 쥐를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요."
이 오타도 신경에 거슬려따..₩ 너무 눈에 잘 띄자나ㅠ 또 115쪽에서
" 그 얘긴 이제 그만요."
하는데, 물론 '그만요'라고 써도 틀린 건 아니겠지만 앞에 전적이 있어서인지 괜히 거슬림. 그만해요 라고 할 수도 있었자나요
아 그리고 바니가 집어든 무기인 '모닝스타'를 샛별로 번역했던데 이것도 엄밀히는 맞는 말이지만 대체로 걍 모닝스타 그대로 쓰지 않나? 아님 메이스, 철퇴라고 부르거나. 이건 그냥 말해봤읍니다. 샛별이라니 갑자기 분위기 바뀌는 느낌이 들어섴ㅋㅋㅋ
아무튼 찐본론임. 두번째 읽으니 처음 읽을 땐 안 보이던 것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프롤로그에 스쳐지나가듯 나열된 런던역들(얼스코트, 나이츠브리지, 등등)이 나중에 모험하는 역들이며 막 리처드가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제시카 찾아갔을 때 이미 영국의 천사들-순회 전시회 포스터가 제시됐었다는 내용들이.
우선 책 도입부에서 쫓기는 도어 장면이 인상깊었다. 크룹과 밴더마가 고용한 로스에게 기습당하고 저항하는데, 와..개정판 진짜 오져.. 구판에서는 자기를 찌른 칼을 뽑아서 로스를 도로 찌르지만 개정판은 열어젖혀버립니다 로스의 가슴을... 와 개좋아 진짜; 문이 아닌 다른 것도 열 수 있단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응용하는 건 생각도 못해봤네요;; 개조와;;;; 개멋있어 내용 바뀐 게 훨씬 좋다 도어 능력도 잘 보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리처드가 다친 도어를 치료해주는 장면. 리처드는 사실적인 좀비 영화나 의학 드라마를 볼 때 눈을 가리고 "다 끝나면 말해달라"고 하는 부류였지만, 진짜 피와 진짜 고통을 맞닥뜨리자 전혀 거북해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할 일을 했음. 이건 나중에 시련을 통과하고, 괴수를 죽이고, 크루프 밴더마가 줘패고 귀 자르려는데 비명 삼키려들고 도어한테 의연하게 문 열어 주지 말라고 외치는 그런 의지와 관련이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선하고 겁많고 잘속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까보면 굳은 심지가 박혀 있는 리처드. 그런 의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한다.
그리고 파혼을 통보하는 제시카의 대사가 추가됐는데, 너무 과격해졌엌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자기와 자기의 절름발이 오리 같은 여자애는 분명 지옥에 떨어질 거야. 잘 먹고 잘 살아.
하기야 약혼자가 999 부르랬는데도 안 부르고 자기 상사랑 중요한 저녁 약속 깨고선 그날 처음 본 여자애 데리고 가버렸으니 화가 났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이슬링턴이 노래 부르는 장면이 추가되었고, 도어의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뉘앙스의 언급(내 생각엔 그런 것 같음)이 초반에 슬쩍 추가되었다.
"누구 전화였어?"
"우리 의뢰인. 다른 계획은 접을 건가봐. 나이가 아직 안 됐다고. 그 도어란 계집아이가 성인이 되어야 한단 거야." ("It seems the other one isn't going to work out. Not old enough. It's going to have to be the Door female.")
"그러면 그 계집애를 죽이지 말라는 거야?"
번역은 일케 됐는데, 그 the other one 다른 계획이란 도어 여동생이고 어차피 여동생 인그레스가 손아귀에 있으니 도어는 죽이려고 했지만, 여동생이 너무 어려서 도어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 같다.
그리고 도어랑 후작님이랑 일기 찾으러 도어 집 갔을 때,
"저를 버리고 가시게요? 그냥 이렇게요?"
후작은 마음에도 없는 미소를 그냥 씩 지었다.
"그럼요. 저는 아주 바쁜 사람이랍니다. 봐야 할 것도 많고, 상대해야 할 사람도 많지요."
이랬는데 원서에서 He grinned, without humor. "Certainly. I'm a very busy man. Things to see. People to do." 이렇게 적혀 있더라구요? 웃기려고 한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things to see / people to do 뒤바꿔 말한 거 커여웠다고..
아 그리고 리처드가 밤의 다리로 가면서 본 불륜 커플 대사ㅋㅋㅋㅋ 이런 건 번역 재밌게 어케하지..진짜 말장난 번역이 젤 어려울 듯
"But your wife—"
"Fuck her," said the man.
"Don' wanna fuck her,
Wanna fuck you . . . "
상스럽게 하면 어떻게저떻게 뜻 살리면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상스러우니까 생략합니다.
글고 흐콰한 이슬링턴 장면에서ㅋㅋㅋㅋㅋㅋ
천사가 혼자 중얼거렸다.
"겁낼 것 없어. 광활한 우주가 내 것이 되어 그들이 내가 차지한 하느님의 자리 주위로 몰려들고, 내 이름을 연호하며 찬송가를 부르면, 나는 그럴 만한 자들에게는 보상을 내릴 것이고 보기 싫은 놈들은 지옥으로 던져 버릴 테니까."
뒤이어 천사는 숨죽여 뭐라 뭐라 투덜거렸다. 천사가 한 말을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리처드는 훗날 천사가 이때 "우선 괘씸한 가브리엘 놈부터."와 비슷한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지라파엘도 가브리엘 싫어하더니만 이슬링턴도 싫어해ㅋㅋㅋㅋㅋ 도대체 천국에서 가브리엘 이미지가 어떤 거죠 내년 방영할 멋진 징조들을 보면 알 수 잇겟죠
마지막으로 본편 끝나고 두번째 프롤로그 봤을 때 졸라 혼란에 빠졌음. 갑자기 16세기 중반의 크룹이랑 밴더마가 나타나선 다음 일은 400년 뒤 런던 지하 세계에서 있을 거라는 거야. 난 시간과 공간의 틈에 낀 둘이 과거로 돌아간 줄 앎;;;; 복수라도 계획하려는 줄;;; 근데 닐 게이먼 후기 읽어보니 그냥 원래 계획했던 진짜 두번째 프롤로그더라고.. 편집자 말 듣고 뺐는데 궁금해할까봐 뒤에 실은 거라고. 크룹이랑 밴더마랑 멀쩡히 살아있는 줄 알고 놀랐다 아닙니까
이렇게 네버웨어 두 번째 횡설수설 감상을 마쳤다. 일단 귀찮으니까 후작님 외전은 다른 글로 써야지.
번역할 때 참고한 판이 다른 만큼 내용에서 추가된 부분이 몇 군데 보였고 번역도 새로 해서 느낌이 달랐다. 우선 호칭과 말투부터 얘기하자면.
리처드와 제시카가 상호 반말을 한다. 넘나 맘에 들었습니다. 제시카는 26살이라고 나왔고, 리처드는 시련을 겪고 성장할 때까지 소년같은 인상이 남아있었으니 끽해야 서른 안짝이겠지. 사귀는 사이고 나이차도 얼마 안 날 것 같은데 노블마인 네버웨어는 왜 제시카만 존댓말로 번역했는지 읽을 때도 짜증났는데 또 좀 빡치내; 반말로 얘기하니까 훨씬 낫더라
그리고 리처드와 도어 사이 말투가 확 바뀌었다. 리처드는 반말 도어는 존댓말한다. 일단 처음 읽었을 때 상호 존댓말로 읽었고, TV 드라마나 라디오 드라마에서 리처드랑 도어랑 나이차가 얼마 나 보이지 않았어서 개정판에서 바뀐 말투가 좀 어색했음ㅠ. 도어가 꼬박꼬박 리처드 아저씨라고 말하는 게 마음 아팟다,,, 존댓말로 번역하더라도 이름만 부르게 할 수 있잖아요 왜 없는 호칭인 아저씨까지 붙이셨음ㅠ 그리고 리처드가 초면에 반말하는 것도 맘에 안 드럿다,,, 솔직히 도어 어려보인다고 묘사되지만 정확한 나이는 모르잖아. 지하 세계에서만 어릴 수도 있다고요. 런던 지하 세계 인간들은 400년 500년도 사는 것 같더만. 크룹이랑 밴더마는 적어도 400년 이상 살았고 얼스코트 백작도 500년은 더 살았자나요. 아스가르드처럼 나이 개념이 지상이랑 다를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전 상호 존대로 밀겠습니다. 도어는 한 20살 21살 리처드는 음 27 28살쯤으로 밀겠습니다. 나중에 같이 많이 모험하다 보면 리처드가 반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존댓말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따
그리고 리처드와 카라바스 후작이 상호 존대를 한다. 구판에서는 첫만남 때에는 상호존대, 나중에는 리처드만 존대하고 후작님은 하오 > 하게체 썼는데 뭔가 난 이번에도 구판 말투 번역이 좋은 듯..처음 읽은 번역에 익숙해져버린 각인 효과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 후작님이 도어 아가씨 말고는 죄다 낮춰보고 반말 까는 오만함이 좋았단 말입니다. 물론 존댓말 쓴다고 안 오만하단 건 아니지만 좀 더 겸손해보인다고요ㅠ 존댓말도 나름 매력 있긴 한데 그래도 난 뭔가..후작님이 반말 쓰는 게 좋아
그리고 후작님이 도어를 부를 때 도어 아씨라고 한다. 전 이것도 맘에 안 들었어요..물론 아가씨나 아씨나 같은 뜻이지만 아씨는 뭔가 조선시대 몸종이 애기씨 부르는 것 같다구ㅠ 좀 옛날 사극 냄새 난달까요 전 아가씨로 번역한 게 좋읍니다
그리고 후작과 크룹-밴더마 사이의 말투도 바뀌었다. 구판에서는 후작만 처음부터 반말 / 크룹-밴더마는 존대하다가 반말하지만 개정판에선 초장부터 상호 반말한다. 이건 개정판이 좋은 것 같아. 사실 크룹이 깍듯이 후작님 하면서 존댓말할 것 같진 않았다. 진짜 후작도 아니자너 걍 자기가 붙인 이름인데. 후작 양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듯하다.
하나 아쉬운 건 구판에서 크룹이랑 밴더마가 도망친 후작님 쫓아가서 둘 사이에 몰아넣고는 "우리가 우스우신가요? 우리가 웃음거리라 이거지?" 하면서 존대 > 반말로 변하는 번역이 졸라 텐션 넘치고 꼴렸는데..그거시 사라져버렸다는 것..
아무튼 호칭이랑 말투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이래저래 생각나는 부분만 써보겠다.
그 전에 여담이지만 책교정을 제대로 안봤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씀.
리처드가 초반에 저녁 식사 약속 때문에 허겁지겁 옷 갈아입는 장면에서 '가장 좋은 정장을 3분의 4쯤 입어 가던 리처드'래서 읭 했었다. 유머인가 해서 원서도 봤는데 three-quarters of the way into his best suit, 원서는 정상적으로 4분의 3이라고 쓰여 있어서 흠..하고 넘어감
또 83쪽에서
"실비아? 데체 무슨 일이죠?"
라는 오타를 발견하였으며,, 114쪽에서
"우리는 쥐를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요."
이 오타도 신경에 거슬려따..₩ 너무 눈에 잘 띄자나ㅠ 또 115쪽에서
" 그 얘긴 이제 그만요."
하는데, 물론 '그만요'라고 써도 틀린 건 아니겠지만 앞에 전적이 있어서인지 괜히 거슬림. 그만해요 라고 할 수도 있었자나요
아 그리고 바니가 집어든 무기인 '모닝스타'를 샛별로 번역했던데 이것도 엄밀히는 맞는 말이지만 대체로 걍 모닝스타 그대로 쓰지 않나? 아님 메이스, 철퇴라고 부르거나. 이건 그냥 말해봤읍니다. 샛별이라니 갑자기 분위기 바뀌는 느낌이 들어섴ㅋㅋㅋ
아무튼 찐본론임. 두번째 읽으니 처음 읽을 땐 안 보이던 것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프롤로그에 스쳐지나가듯 나열된 런던역들(얼스코트, 나이츠브리지, 등등)이 나중에 모험하는 역들이며 막 리처드가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제시카 찾아갔을 때 이미 영국의 천사들-순회 전시회 포스터가 제시됐었다는 내용들이.
우선 책 도입부에서 쫓기는 도어 장면이 인상깊었다. 크룹과 밴더마가 고용한 로스에게 기습당하고 저항하는데, 와..개정판 진짜 오져.. 구판에서는 자기를 찌른 칼을 뽑아서 로스를 도로 찌르지만 개정판은 열어젖혀버립니다 로스의 가슴을... 와 개좋아 진짜; 문이 아닌 다른 것도 열 수 있단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응용하는 건 생각도 못해봤네요;; 개조와;;;; 개멋있어 내용 바뀐 게 훨씬 좋다 도어 능력도 잘 보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리처드가 다친 도어를 치료해주는 장면. 리처드는 사실적인 좀비 영화나 의학 드라마를 볼 때 눈을 가리고 "다 끝나면 말해달라"고 하는 부류였지만, 진짜 피와 진짜 고통을 맞닥뜨리자 전혀 거북해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할 일을 했음. 이건 나중에 시련을 통과하고, 괴수를 죽이고, 크루프 밴더마가 줘패고 귀 자르려는데 비명 삼키려들고 도어한테 의연하게 문 열어 주지 말라고 외치는 그런 의지와 관련이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선하고 겁많고 잘속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까보면 굳은 심지가 박혀 있는 리처드. 그런 의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한다.
그리고 파혼을 통보하는 제시카의 대사가 추가됐는데, 너무 과격해졌엌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자기와 자기의 절름발이 오리 같은 여자애는 분명 지옥에 떨어질 거야. 잘 먹고 잘 살아.
하기야 약혼자가 999 부르랬는데도 안 부르고 자기 상사랑 중요한 저녁 약속 깨고선 그날 처음 본 여자애 데리고 가버렸으니 화가 났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이슬링턴이 노래 부르는 장면이 추가되었고, 도어의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뉘앙스의 언급(내 생각엔 그런 것 같음)이 초반에 슬쩍 추가되었다.
"누구 전화였어?"
"우리 의뢰인. 다른 계획은 접을 건가봐. 나이가 아직 안 됐다고. 그 도어란 계집아이가 성인이 되어야 한단 거야." ("It seems the other one isn't going to work out. Not old enough. It's going to have to be the Door female.")
"그러면 그 계집애를 죽이지 말라는 거야?"
번역은 일케 됐는데, 그 the other one 다른 계획이란 도어 여동생이고 어차피 여동생 인그레스가 손아귀에 있으니 도어는 죽이려고 했지만, 여동생이 너무 어려서 도어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 같다.
그리고 도어랑 후작님이랑 일기 찾으러 도어 집 갔을 때,
"저를 버리고 가시게요? 그냥 이렇게요?"
후작은 마음에도 없는 미소를 그냥 씩 지었다.
"그럼요. 저는 아주 바쁜 사람이랍니다. 봐야 할 것도 많고, 상대해야 할 사람도 많지요."
이랬는데 원서에서 He grinned, without humor. "Certainly. I'm a very busy man. Things to see. People to do." 이렇게 적혀 있더라구요? 웃기려고 한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things to see / people to do 뒤바꿔 말한 거 커여웠다고..
아 그리고 리처드가 밤의 다리로 가면서 본 불륜 커플 대사ㅋㅋㅋㅋ 이런 건 번역 재밌게 어케하지..진짜 말장난 번역이 젤 어려울 듯
"But your wife—"
"Fuck her," said the man.
"Don' wanna fuck her,
Wanna fuck you . . . "
상스럽게 하면 어떻게저떻게 뜻 살리면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상스러우니까 생략합니다.
글고 흐콰한 이슬링턴 장면에서ㅋㅋㅋㅋㅋㅋ
천사가 혼자 중얼거렸다.
"겁낼 것 없어. 광활한 우주가 내 것이 되어 그들이 내가 차지한 하느님의 자리 주위로 몰려들고, 내 이름을 연호하며 찬송가를 부르면, 나는 그럴 만한 자들에게는 보상을 내릴 것이고 보기 싫은 놈들은 지옥으로 던져 버릴 테니까."
뒤이어 천사는 숨죽여 뭐라 뭐라 투덜거렸다. 천사가 한 말을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리처드는 훗날 천사가 이때 "우선 괘씸한 가브리엘 놈부터."와 비슷한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지라파엘도 가브리엘 싫어하더니만 이슬링턴도 싫어해ㅋㅋㅋㅋㅋ 도대체 천국에서 가브리엘 이미지가 어떤 거죠 내년 방영할 멋진 징조들을 보면 알 수 잇겟죠
마지막으로 본편 끝나고 두번째 프롤로그 봤을 때 졸라 혼란에 빠졌음. 갑자기 16세기 중반의 크룹이랑 밴더마가 나타나선 다음 일은 400년 뒤 런던 지하 세계에서 있을 거라는 거야. 난 시간과 공간의 틈에 낀 둘이 과거로 돌아간 줄 앎;;;; 복수라도 계획하려는 줄;;; 근데 닐 게이먼 후기 읽어보니 그냥 원래 계획했던 진짜 두번째 프롤로그더라고.. 편집자 말 듣고 뺐는데 궁금해할까봐 뒤에 실은 거라고. 크룹이랑 밴더마랑 멀쩡히 살아있는 줄 알고 놀랐다 아닙니까
이렇게 네버웨어 두 번째 횡설수설 감상을 마쳤다. 일단 귀찮으니까 후작님 외전은 다른 글로 써야지.